우유니 첫번째 이야기

소금사막에는 소금이 굴곡없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을 것이다. 소금사막을 향해 차를 달려 땅에 발을 디딘 건 아직 새벽 다섯시여서 아직 세상은 회색으로, 색을 드러내기 전이었다. 나는 발밑의 하얀 소금으로부터 장화를 타고 머리까지 올라오는 한기에 발가락을 꼼지락거리고 제자리걸음을 하고, 어깨를 있는 힘껏 움츠려 팔짱을 끼고 지평선을 노려보면서 해가 뜨고 온기가 찾아오기를 기다렸다. 해가 지평선의 주황부터 하늘의 남색까지 색을 엷게 뿌리면서 이제 곧 떠오를 거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uyuni_sunrise1

 

소금사막이 서서히 색을 드러냈다. 떠오르기 직전 해가 하늘에 뿌리는 색의 배열과 한순간 세상을 찌르는 빛줄기의 감동은 맑은 날 일찍 일어나기만 하면 서울에서도 느낄 수 있지만, 하얀 지평선의 일출은 달랐다. 떠오르는 해 아래로는 하얀색이었다. 땅은 하늘을 엷게 비춰 냈다. 전 시야에 복잡하고 번잡스런 부분이 없었다. 하얀 캔버스 위의 그림으로만 있을 것 같은, 현실에는 없을 것 같은 단순한 장면이, 내 눈에 상을 맺고 있었다.

 

uyuni_sunrise2

 

4월 겨울 초입, 해발고도 3500여 미터 소금사막의 새벽은 추웠다. 밤버스로 새벽에 도시에 도착했을 때부터 숙소에서까지 이렇다할 온기를 받지 못해 몸 깊숙이 한기가 머물러 있었다. 사방에 몸 가릴 곳 없고 의지할 곳은 아직 달궈지지 않은 햇빛 뿐이었다. 덜덜 떨면서 차안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하지만 이곳은 많은 여행자가 인생샷을 남기는 장소이다. 무수한 요청을 받아왔을 드라이버는 투박한 손에 어울리지 않게 다양한 최첨단 카메라를 조작할 수 있었고, 우리는 우리에게 여러 포즈를 제시하면서 ‘하나 둘 셋 김치-‘, ‘잘나왔어!’ 라고 한국어를 뱉어내는 토종 볼리비아 우유니 청년 드라이버를 두고 그냥 차안에 들어갈 수는 없었다. 다만 그가 우리에게 남겨준 사진은 그의 차가 주인공이고, 우리는 거들 뿐이라 할 수 있다. 소금사막에 가서 소금사막 위의 지프차 위에 서있는 이유가 뭘까. 저 소금사막에서 소금에서 가장 멀리 떨어질 수 있는 방법일 듯 하다.

 

uyuni_sunrise_4

 

귀국후, 여행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그곳에 가볼 수 있을까 하는 체념과 부러움이 묻어나는 말투로 물어보는 것이 바로, 우유니는 다녀왔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다녀왔다는 대답에 다른 말을 덧붙일수록 내가 경험한 소금사막에서 멀어질 뿐이었다. 벅찬 곳일수록 그렇다.

2017-08-18T15:58:37+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