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코스타리카 국경

 

 

이날은 파나마에서 코스타리카로 넘어가기로 했다. 보카스 델 토로 섬에서 보트를 타고 알미란떼로 나왔다. 내가 가진 것들이 가방 하나에 다 들어가지 않아, 남은 것들을 앞으로 매고 옆으로 매달고 손에 들었다. 미니버스로 갈아타고 한두시간 달리니 파나마 국경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려 출국 절차를 밟았다. 그리고 파나마와 코스타리카를 가로지르는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걸어서 건넜다. 국경을 걸어서 건너는 경험은 신선했다. 코스타리카로 가기 위해서, 넘을 철조망이 없었고, 비행기나 배를 탈 필요가 없었다.

 

 

 

 

수십미터를 걸어갔다. BienVenidos a Costa Rica, 코스타리카에 온 걸 환영한다는 표지가 나왔다. 국가라는 것이 사람들이 땅에 임의로 그은 선이라는 느낌이 명확히 다가왔다.

 

 

 

 

한국은 반도가 아니라 섬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땅을 떠나려면 몸과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며칠이나 몇주 전부터 값싼 표를 알아보고, 그래도 대중교통보다는 비싼 표를 사고, 공항이나 항구로 가서 이런저런 귀찮은 절차를 거치고, 비행기나 배에서 멀어져 가는 한국땅을 바라보면서 한국땅을 떠난다. 돌아오는 것도 비슷하다. 한국땅은 천천히 다가오고, 이런저런 절차가 많은 시간을 소요하면서 한국으로 진입하게 된다. 한국이라는 세계와 그 밖의 세계가 불연속적이고 뚜렷이 구분된다. 태어나서부터 인식 깊이 뿌리내려져 있던 이 가상의 울타리가 한국 젊은이들의 인식을 어떤 식으로든 가두고 있지는 않았을지, 그 잃어버린 자유의 가능성이 아쉬웠다.

 

 

KTX를 타고 세시간 뒤에 중국에 도착하고, 캠핑카를 몰고 중국대륙을 넘어 유럽까지 갈 수 있다면, 우리 인식 속에 한국과 한국 외 세계 사이의 구분이 좀 뭉툭해지지 않을까?

2018-02-04T16:55:39+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