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아스 화산 Volcan Poas

 

 

나와 아내는 코스타리카 제2의 도시, 알라우엘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알라우엘라에서는 포아스 화산에 갈 수 있었다.
파나마에서 코스타리카로 넘어오면서 파나마와 가장 가까운 까우이따에서 머물렀다. 조금 익숙해지자 이동해야할 것 같은 의무감이 들었고, 지도를 보면서 다음 장소를 고민했다. 나와 아내는 코스타리카의 수도인 산 호세는 제외하자는 독특한 공감대가 있었고, 그곳 외에는 모든 곳이 후보지였다. 알라우엘라로 결정한 건 까우이따에서 하루 내 버스로 이동가능한 거리이고, 볼칸 포아스라는 활화산의 방문 거점이라는 이유였던 것 같다. 지나고보면 화산은 우리 1년 여정의 주요 테마이자 애정의 대상인데, 이곳은 우리의 첫 화산이기도 하구나.

 

 

해발 1,000여 미터 높은 곳에 위치한 알라우엘라는 우리가 머무는 동안 하늘은 파랬고, 붉은 저녁노을은 짠했다. 햇빛은 뜨거웠지만 습하지는 않아 무더운 느낌은 아니었고, 푸근한 느낌이었다. 연중 날씨가 그러하다고 한다. 알라우엘라는 깨끗했다. 사각형 틀로 계획되어 있고, 높지 않은 건물은 비슷비슷한 색으로 통일적이었다. 공원 나무들은 열대의 생명력을 갖고 있었다. 산책하기 편안했다. 사람들이 머무는 지역이 넓지 않아서 필요한 것을 사러 가거나 먹으러 걸어나가는 게 부담 없었다. 공공시장으로 걸어가서 물회와 유사하지만 양념스타일이 다른 세비체라는 것을 먹었다. 맛있었다. 택시는 빨간색이었다.

 

 


 
 

 
 

 
 

 
 

 
 

알라우엘라에 도착한 다음날 볼칸 포아스를 보러 갔다. 버스를 타고 올라가는 길에 휴게소에 들렀고, 전깃줄에 매달려 있는 나무늘보를 보았다. 정상으로 다가갈수록 녹음이 짙었다.

 

 


 
 

 
 

 
 

 
 

볼칸 포아스는 아직 살아있는 화산이다. 화산활동에 따라 접근이 금지되기도 하는 모양이다. 다행히 우리는 접근이 가능한 시기였다. 버스에서 내려서 삼십분 정도 걸어가면 정상이다. 정상까지는 잘 포장된 도로이다. 정상이 추울지 모르고 반바지를 입고 가서 오들오들 떨었다. 정상에 가면 황 냄새가 난다. 정상의 표지판에는 그곳에 15분이상 머물지 말라는 등의 경고문구와, 화산이 터졌을 경우의 대피로가 그려져 있다. 다람쥐가 귀엽게 뛰어다니고 있었다. 처음 도착했을 땐 안개인지 연기인지가 가득해서 분화구가 전혀 보이지 않았고, 황 냄새만 가득했다. 잠시 버스가 도착한 곳에 있는 안내소 건물로 돌아가 추위를 달래다가, 다시 분화구로 돌아갔다. 잠시 분화구 부근의 안개가 걷혔다. 비자연적인 느낌이 들었다. 내가 아는 ‘자연’의 느낌이 아니었다. 거대한 분화구 내에 들어차 있는, 액체일 것이 분명한 그 물질의 색깔이 너무 균일하고 흔들림 없는 에메랄드빛이었다. 내가 느껴왔던 자연은 인공물과는 달리 언제나 자연스럽게 연속적이었는데, 그 분화구는 그 분화구 외의 세상과는 불연속적으로, 세상에 없을 듯한 고요하고 차분한 색을 띄고 있었다. 그 표면 너머에는 완전히 새로운 세계와 또다른 내가 있을 것 같았고, 그렇다면 더 자연스러울 것 같았다.

 

 


 
 

 
 

화산 주변에 산책로가 있다. 삼십분에서 한시간 정도 걸어야 했던 것 같다. 분화구를 구경하고 나면 다 봤다는 느낌도 들어서인지, 가파른 구간이 있어서 그런지 사람들은 그 산책로에 별 관심이 없다. 그러나 사람들이 관심없기 때문에 그 산책로는 더 꿀같은 곳이다. 짙은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을 맞으며 판타지 소설의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곳이다.

 

 


 
 

 
 

 
 

 
 

2018-05-13T19:10:50+00:00